시편 119편은 신구약 성경 전체에서 가장 긴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시편의 주제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래서 “말씀장” 또는 “말씀시”라고 부릅니다. 시편 119편이 왜 176절로 구성되었을까요? 본래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쓰여졌는데 히브리어는 22개 자음이 있습니다. 시편 119편은 히브리어 알파벳 22자가 여덟 절씩 두운(頭韻)을 이루고 있어서 히브리 시의 정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시의 각절의 첫 글자를 알파벳 순서로 운율을 맞추는 히브리 시의 표현 기법인데 ‘답관체’(踏冠體 acrostic)라고 합니다. 시편에는 8편의 답관체 시편이 있는데, 시편 119편은 답관체의 백미(白眉)라 할 정도로 뛰어납니다.
시편 119편은 각각의 히브리어 알파벳이 8절을 한 묶음으로 첫머리에 들어가 있습니다. 히브리어 첫 번째 알파벳 알레프(א)는 1절부터 8절까지 첫 머리에 나오고, 두 번째 알파벳 베트(ב)는 9절부터 16절까지 첫 머리에 나옵니다. 세 번째 알파벳 김멜(ג)은 17절부터 24절까지의 첫 머리에 나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알파벳 타우(ת)는 169절부터 176절까지 첫 머리에 나옵니다. 히브리어 자음 22자가 각각 8절씩 176절로 되어 있습니다. (22 x 8 = 176절) 이것은 히브리어 성경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데, 모든 면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으뜸이며, 하나님의 말씀이 모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알파와 오메가”가 되신 것처럼(계 1:8, 21:6, 22:13), 하나님의 말씀은 “알레프에서 타우”가 되신다는 것입니다.
답관체 시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될까요? 운율(두운 頭韻)까지 맞춘 번역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영어 성경을 보면 매 여덟 절마다 히브리어 알파벳을 소제목처럼 적어 놓았습니다. 왜 시의 각절의 처음 단어를 알파벳 순서로 지었을까요? 그 이유는 외우기 쉽고 기억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편을 누가 지었을까요? 시편 119편을 쓴 사람이 누군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시편 119편을 다윗이 지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누가 지었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시를 읽는 우리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게 하시고, 감동과 은혜를 주신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시편 119편 첫 단락인 1-8절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이 얼마나 복이 있는가를 말씀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히브리어 ‘아쉬레 (אשרי)’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말씀의 뜻을 묵상하고, 말씀을 따라서 사는 사람이 복이 있는 사람 ‘아쉬레’입니다. 복이 있는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하여 말씀을 순종하고, 말씀이신 예수님을 사랑하고 순종하며 말씀을 늘 가까이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을 사랑하는 복 있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