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우리는 하나님이 나와 가까이 계시다고 느끼는 하나님의 임재를 항상 경험하며 살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때로는 나를 버리고 아주 멀리 떠나 버리신 것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할 때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이 가까이 계시다고 느끼든 멀리 계시다고 느끼든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계신 분이시고 결코 우리 곁을 떠나신 적이 없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가 죄를 지을 때 하나님이 우리를 떠나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보통 가질 수 있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럴 때에도 우리가 하나님을 떠난 것이지 하나님이 우리를 떠나신 것이 아닙니다. 또한 하나님의 부재의 경험은 우리의 죄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하는 때에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며 순종하고 찬양과 감사와 예배를 드릴 수 있는가를 시험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고 멀리 떠나 버리신 것 같은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하는 때가 역설적으로 우리의 믿음이 더욱 자라고 성숙할 때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우리의 감정보다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우리의 신뢰가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믿음이 약할 때에는 마치 부모가 갓난 아기를 일일이 돌보아 주듯이 우리의 감정에 치우치고 자기 중심적인 기도를 해도 하나님은 즉시 응답해 주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이 점점 자라고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초월하여 신뢰하는 믿음을 갖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때로는 우리에게 낙심되고 절망적인 순간도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버림 받았다고 느끼는데도 계속해서 신뢰하면 이런 자세야말로 깊은 믿음으로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의 간절한 간구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해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 해주신 것 하나만으로도 나의 남은 생애를 감사와 찬양과 경배를 계속하겠다는 고백이야말로 진정한 예배자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자세가 바로 다니엘과 하박국의 “그리 아니하실지라도”(In spite of)의 신뢰와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믿음을 갖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할 때가 오히려 우리의 믿음이 강해지고 깊어질 때입니다. 우리의 느낌에 상관없이 신뢰와 사랑을 그분께 드리십시오. 그러면 하나님은 그 신뢰와 믿음을 통해 영광 받으시고 그분의 기쁘신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