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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

모서리가 깨어져 금이 가고 못생긴 오래된 항아리가 있었습니다. 그 항아리 주인은 다른 온전한 항아리들과 함께 그 깨진 항아리를 물을 길어오는데 사용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주인은 그 깨진 항아리를 버리지 않고 온전한 항아리와 똑같이 아끼면서 사용했습니다. 깨진 항아리는 늘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온전하지 못하여 주인님께 폐를 끼치는구나. 나로 인해 그토록 힘들게 구한 물이 새어버리는데도 나를 아직도 버리지 않으시다니…’ 어느 날 너무 미안하다고 느낀 깨진 항아리가 주인께 물었습니다. “주인님, 왜 저를 버리고 온전한 새 항아리를 구하지 않으셨나요? 저는 별로 소용이 없는데요.” 주인은 항아리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길을 지나면서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얘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아라.” 그제서야 깨진 항아리는 늘 물을 길어 집으로 걸어오던 길을 돌아보았습니다.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습니다. “주인님, 어떻게 이 길가에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 있을까요?” 주인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메마른 길가에서 너의 깨어진 틈으로 새어나온 물을 먹고 자란 꽃들이란다.” 금이 가고 깨진 항아리는 보기에도 이쁘지 않고 사용 가치가 없습니다. 대개는 버림받을 운명입니다. 하지만 생각과 계획이 깊으신 주인(주님)은 깨진 항아리도 소중하게 사용하십니다. 금이 가고 깨진 항아리가 오히려 생명을 살리는 데에는 쓸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개인적인 야망과 계획을 이루려고 할 때는 내버려두시다가 왜 은퇴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때에 지교회를 시작하게 하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만이 생각해 보니 저의 교만과 자아가 깨어지고 금이 가서 ‘저는 쓸모 없는데요’라고 고백하기까기 기다리시다가 마지막 기회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은퇴를 앞둔 나이에 지교회를 시작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저는 내일 일을 모릅니다. 진실로 아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는 게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전능하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을 배웁니다. 한 영혼이라도 구원하는 일에 힘쓰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임을 믿기에 지교회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와 동역자들이 피셔스 지역에 복음의 씨를 뿌리고 하나님께서 햇빛과 비를 내려주셔서 자라게 되면 후임 목사님과 다음 세대 성도님들이 아름다운 열매를 거두게 될 날이 올 것을 기대하며 저의 마지막 힘을 다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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