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은 부활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인데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계시다가 승천하셨고, 승천하신지 열흘 후인 오순절(五旬節 The Day of Pentecost)에 성령님이 오셨습니다. 오순절은 이스라엘의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종살이 하던 애굽(이집트)에서 탈출할 때는 유월절(Passover)이었습니다. 애굽의 모든 장자와 초태생의 짐승들이 다 죽임을 당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름으로써 죽음을 면했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를 건너 시내 광야에 도착하였고, 유월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에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오순절은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받은 날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받은 이스라엘은 ‘여호와는 우리 하나님이시고,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의 백성이다’ 라는 율법 중심의 언약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본래 직업이 양과 염소 등 가축을 기르던 유목 민족인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오순절은 맥추절과 관련을 맺게 됩니다. 밀과 보리 농사를 지어서 그 열매를 추수한 후에 하나님께 봄철 추수감사제 드린 날이 오순절입니다. 오순절은 초여름 추수감사절인 맥추절입니다.
그런데 신약에서 오순절의 의미가 바뀌게 됩니다. 오순절날 성령이 강림하심으로 교회가 시작된 것입니다.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에 해방되어 나왔다면, 예수님은 온 인류를 죄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유월절 양으로서 십자가에서 대속제물이 되셨습니다. 세례요한은 예수님을 가리켜서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요 1:29) 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유월절 양이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후 50일째 되는 오순절에 성령님이 강림하셨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십계명을 받음으로 하나님의 백성, 율법 중심의 언약 공동체가 되었던 것처럼, 신약의 오순절날 성령께서 강림하심으로 그리스도의 교회, 새 언약 공동체가 탄생하게 됩니다. 오순절날 성령의 강림으로 오순절의 의미가 달라지게 됩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으로 오순절을 성령강림절로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