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위의 시는 구상(具常, 1919-2004) 시인의 <오늘>이란 시입니다. 시인이 숨지기 일년 전쯤 당신의 유언이라며 손녀에게 남긴 시라고 합니다. 구상 시인의 “오늘부터 영원을 살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은 진정한 신앙인의 길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듯합니다. 또한 “오늘은 신비(神祕)의 샘이다”라는 시인의 말의 뜻이 깊습니다. 우리는 많은 시간 가운데 오직 오늘이라는 하루를 삽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저 오늘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사는냐에 따라서 나중에 주님의 칭찬 혹은 책망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이 영원으로 이어지는 삶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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